1. 저승사자T 는 외모도 능력이라고 죽은 영혼들이 T의 얼굴에 홀려서 안 도망가고 저승으로 함께 옴. T가 저승사자로 취직하기전에 회수율이 50%에 그쳤는데 T가 등장한 후에 영혼 회수율 급증해서 염라대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게 됨. 반대로 G는 저승사자 사이에서 나쁜의미로 유명함. 영혼 데리고 오라고 이승 보내놨더니 회수하러는 안가고 인간이랑 놀아나고 술마시고 심지어는 영혼이랑도... 이런저런 사고 잔뜩 치고 다니는 통에 G는 염라대왕의 애물단지임.일손이 부족한통에 자르지도 못하니까 T일하는거 보고 좀 배우라고 둘이 파트너로 붙여버림 FM인생 T는 무슨 일을 해도 대충 처리하고 놀 생각밖에 없는 G가 이해가 안됨. G도 저 얼굴을 가지고 저렇게 밖에 못사는 T가 답답하기만 함. 2. 내 안의 쌍단이는..
-개새끼,나쁜새끼. 며칠전부터 연락이 통 없길래 요즘 다른 사람만나는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구질구질하게 좀 굴지 말라고 되려 짜증을 냈다. 홧김에 이럴거면 헤어지지 나랑 왜 만나고 있냐고 소리를 질러버렸는데 이때가 기회다 싶었는지 좋다고 가버리더라, 편의점 파라솔에서 청승맞게 훌쩍거리고 있는데 같이 욕해드릴까요?하고 말을 걸어왔다. 뭐지 얘는?멀쩡하게 생겨가지고,그냥 무시하려고 했는데 계속 말을 건다. 아, 혼자 있고 싶은데 -맥주 안 드실래요?뭐 좋아하세요? -지금 저랑 뭐 하자는 거예요? -저랑 만나보자는 건데요. -그쪽이랑 얘기 한 지 5분도 안지났는데요. -그러니까 술 한 잔 하면서 얘기 더 해보자구요. 생긋 웃는데 끝장나게 잘생겼다. 아니 뭐,내가 얼빠라 잘생긴 사람한테 약해서 이 상황이 싫지 않..
뮤지컬 배우로 탑뇽보고 싶다.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끼리 뒷풀이 가는데 승현이 지용에게 할 말이 있다며 따로 불러냈다. -야 왜, 오랜만에 수희누나가 쏘는 날인데, 빨리 가자, -나 진짜 할말,급해 이리와봐, 손목을 잡아 질질 끌고 무대쪽으로 가더니 맨앞자리에 지용을 앉혔다. 야 너 진짜 비웃지마라, 하더니 결의에 찬 얼굴로 무대로 향했다. -야 최승현 뭐하게 진짜, 나 오늘 고기 배터지게 먹을꺼란 말이야 시시한거면 죽는다. 니가 고기사줘야해 -아 좀 닥쳐봐 너때문에 안되잖아 다 나때문이래 꿍시렁 거리는 지용을 뒤로하고 열심히 오디오를 만지작 거린다. 음향을 안만진지 오래돼서 그런가 손이 자꾸 미끄러진다.아 됐다, 내가 이 짓 다신 하나봐라 진짜,권지용이니까 해준다. 지용이 아 빨리 해! 하고 소리..
-사이즈업 해드렸어요, -예?사이즈업이요? -아,점장님이 해드리라고 하셨는데, 말끝을 흐리면서 점장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리길래,나도 같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계산대앞에 서 있던 점장이 나랑 눈이 마주치자 마자 찡긋,하고 윙크를 날렸다. 아,또 왜저래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아서 음료를 받아서 자리로 돌아와앉았다. 스트로우로 휘핑을 떠 먹고 있는 지용을 보면서 승현은 웃음이 났다. 저거,저거 내가 서비스라고 뭐 좀 줄라치면 틱틱 거리면서 이러시면 불편해서 못온다고 까칠하게 굴더니, 노골적으로 호감을 나타내면 귀가 벌게져서 새초롬하게 자기 자리로 가버린다. 안온다면서,매일 오는 이유가 뭐야, 그것도 나 있는 시간만 골라서, 몸살때문에 하루 쉰 적이 있었는데 그때 승리한테 머뭇거리면서 오더니 점장님은 오..
감긴 눈꺼풀 위로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게 느껴졌다. 씻고 나와서 지난번에 왔을 때 벗어놓고 간 옷을 대충 주워 입고 거실로 나왔다. 역시 경위님, 그 뒤로도 좀 더 일을 하셨는지 쇼파에 누워 새우잠을 자고 계셨다. 방에서 이불을 끌고 나와 덮어주고 간단하게 아침을 준비했다. 팬에 버터를 두르고 토스트를 두 개째 굽고 있는데 경위님이 전화 받는 소리가 들렸다. -어,오늘 아침? 알겠어, 그래 바로 가볼게. -호출이요? -어, 지금 가봐야겠는데, -잠시만요, 이거 들고 가면서 먹어요. 제 차로 이동하는 거죠? -그래야겠다. 나 빨리 씻고 나갈테니까, 차에 먼저 가 있어. 토스트를 대충 랩으로 싸들고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금방 경위님이 왔다. -여기요, -어,땡큐. -어디로 가요? -일향동 사건 있었..
-최경위님, 들으셨어요? -뭐를? -어제 일향동 사건이요, -아아, 왜? -저희 팀으로 넘어 온다네요. -진작 그럴것 이지, 강력팀 가서 사건 파일 다 받아와라. -네, 경위님. 특수사건전담팀, 정말 말 그대로 특수한 사건의 해결을 맡고 있다. 가령 '커다란 짐승의 발톱 같은 흉기로 온몸이 찢겨진 피해자'같은, 처음 이 사건을 들었을 때부터 최경위님이랑 나는 웨어 울프라고 예상하고 출동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강력팀에서 자기네 관할이라고 가로채가 버렸다. 근데 위에서는 올라온 수사 기록을 보니까 단순히 엽기 살인 사건 같은 게 아니라 우리팀만 해결 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판단을 한거지. 그러니까 강력팀은 괜히 나서서 개고생만 한거다. -경위님! 여기 책상위에 올려뒀습니다. -어, 그래 나가자. 겉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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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학부모 상담 주간이니까 집에 가서 부모님께 가정 통신문 꼭 보여드리고,자,반장 인사하자. -차렷,경례! -안녕히 계세요! 교실을 나서는 발걸음이 왠지 무겁다.필통이랑 알림장 한 권 덜렁 들어있는 가방이 오늘따라 유난히 더 무게감이 느껴진다. 형 못 오면 어쩌지... 터덜터덜 복도를 걸어가는데 영호가 어깨를 퍽 치고 지나간다. -우리 엄마는 무조건 놀 텐데,너네 엄마는? -...몰라, -하긴,물어볼 엄마도 없지 참, 그리곤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더니 복도 끝으로 사라져버렸다. 머리 끝까지 열이 올라서 저녁에 형아가 집에 오면 저 영호 녀석이 한 말을 고대로 일러 바쳐서 내일 아주 혼쭐을 내달라고 말해야 겠다고 결심하고 복도를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교실 앞 문이 빼꼼 열리더니 선생님 얼굴이 불쑥 튀어 ..
-확실하긴 한데,좀 찝찝하네요. -그러게, 그래도 일단 놈부터 추척하는게 맞는 것 같다. 오늘은 들어가서 쉬고, 내가 좀 더 조사 해볼게. -네,경위님, 데려다 드릴게요! -집 반대 방향이잖아, 시간도 늦었는데 안 피곤하겠어? -오늘 제 차로 이동해서 경위님 차 안 끌고 오셨잖아요,택시 타시려는 거 아니셨어요?제가 기사해드릴게요,피곤하면 뭐. 경위님 댁에서 자고 가면 되는거고? 어차피 내일도 얼굴봐야 하는데, 경위님이 피식웃더니 내 머리를 잔뜩 헝클었다. -어이구, 권 형사님,마음대로 하세요. 뭐 그런건 다 핑계고,근무중에는 무뚝뚝한 경위님인데 이렇게 퇴근하고나면 나름 좀 다정해지시는데 그게 좋아서 일부러 같이 가겠다고 조른거다. -저 오늘 술 마시고 싶은데, 역시 안되겠죠? -안된다 권 형사, 이번 사..
캘리포니아 58번 국도, 도로 변에 위치한 오가는 소님도 드문 낡은 식료품점, 주디는 카운터 뒤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다. 지평선 아래로 해가 넘실거리며 가라앉고 있었다. 짤랑- 도어벨이 맑게 울렸고 주디는 정신을 차리고 손님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서오세요. 배꼽이 살짝 보이는 딱 붙는 블랙 목폴라에 허벅지 중간까지 오는 데님 숏팬츠, 오버사이즈의 블루종을 걸친, 어깨정도 내려오는 금발을 찰랑거리며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눈을 맞추고 고개를 살짝 까딱거리며 눈인사를 하곤 가게 안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곧이어 나쵸 한 봉지를 달랑 집어오더니 카운터 위에 턱 하고 올려놨다. -계산이요. -2달러예요. 철컥, 여자가 건낸 돈을 받고 카운터기를 여는데 관자놀이 위로 차가운 금속이 닿아오는 것이 느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