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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긴 한데,좀 찝찝하네요.
-그러게, 그래도 일단 놈부터 추척하는게 맞는 것 같다. 오늘은 들어가서 쉬고, 내가 좀 더 조사 해볼게.
-네,경위님, 데려다 드릴게요!
-집 반대 방향이잖아, 시간도 늦었는데 안 피곤하겠어?
-오늘 제 차로 이동해서 경위님 차 안 끌고 오셨잖아요,택시 타시려는 거 아니셨어요?제가 기사해드릴게요,피곤하면 뭐. 경위님 댁에서 자고 가면 되는거고? 어차피 내일도 얼굴봐야 하는데,
경위님이 피식웃더니 내 머리를 잔뜩 헝클었다.
-어이구, 권 형사님,마음대로 하세요.
뭐 그런건 다 핑계고,근무중에는 무뚝뚝한 경위님인데 이렇게 퇴근하고나면 나름 좀 다정해지시는데 그게 좋아서 일부러 같이 가겠다고 조른거다.
-저 오늘 술 마시고 싶은데, 역시 안되겠죠?
-안된다 권 형사, 이번 사건 끝나면 내가 좋은 거 사줄게 좀 참아.
-네에,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도로에 차가 없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 벌써 도착해버렸다.
-들어가세요, 경위님.
-뭐야,자고 가는거 아니였어?
-에, 진짜요?
-싫음 말고.
-저야 좋죠!
장난으로 한 말이었는데 역시 우리 경위님이 최고다.
-경위님, 커피드시면서 하세요.
-어, 늘 자던 방에서 자면 돼.
-좀 더 있다가요, 뭐 도와드릴 건 없어요?
-그럼 지금 뽑고 있는거 정리 좀 해줄래?
-네,
커피가 담긴 머그잔을 경위님께 건내고 프린트기 앞에 잔뜩 쌓여있는 종이를 챙겨 경위님 옆에 털썩 앉아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쪽에선 뭐래요?
-상처만으로 정확하게 찾아내는 건 무리가 있다고 비슷한 상흔 남기는 놈들로 리스트 보내줬어.지금 니가 들고 있는 그거야,
-헤에, 한국에도 자꾸 늘어나네요, 큰일이네. 우리만으로 부족하지 않을까요?
-뭐...글쎄다.
-자, 다 됐다. 여기요,경위님은 안 주무세요?
-자야지,
-적당히 하고 주무세요, 내일 현장 뛰어야 하잖아,
-아무리 피곤해도 너보단 쌩쌩 할꺼다.체력 관리 좀 해. 맨날 비실비실 해가지고,
-네에. 전 자러 들어갑니다.
경위님 체취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이불속으로 몸을 깊숙이 뉘였는데, 자꾸 그 날 일이 떠올랐다.
몇 달 전인가 큰 사건 하나 마무리하고 둘이서 삽겹살에 소주 한 잔 딱 하고 알콜이 알딸딸하게 오른 상태로 경위님 집까지 왔는데, 해장해야한다고 경위님이 와인 한 병을 꺼내오셨었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병을 기울이다가,조금 이상한 분위기가 돌았다.
그러다가 결국 이 침대까지 끈적하게 입술을 나누며 급하게 왔는데, 딱 경위님이 내 셔츠 첫 단추에 손을 올리는 순간, 다행인건지 뭔지 긴급 호출이 와가지고 급하게 출동을 했었다. 그 뒤로 둘 다 그 일에 대해서 없는 일인 척, 기억 안 나는 척, 이렇다 할 말도 없이 넘어가 버려서 지금 경위님이랑 내 사이는 그저 단순한 파트너 관계라고 정의를 내리기엔 굉장히 애매해져버렸다.
나도 잘 모르겠다.진짜 모르겠다.
방문이 살짝 열리고 경위님이 들어왔다.
-야 지용아,
-...네?
-...아직도 안 자냐,빨리 자라니까,
-네...
-...잘 자라,
분명 무슨 말을 하려고 들어 온 걸 텐데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다시 방에서 나가버렸다.
감긴 눈꺼풀 위로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게 느껴졌다.씻고 나와서 지난번에 왔을 때 벗어놓고 간 옷을 대충 주워 입고 거실로 나왔다.
역시 경위님, 그 뒤로도 좀 더 일을 하셨는지 쇼파에 누워 새우잠을 자고 계셨다.
방에서 이불을 끌고 나와 덮어 주고 간단한 아침을 준비했다.
팬에 버터를 두르고 토스트를 두 개째 굽고 있는데 경위님이 전화 받는 소리가 들렸다.
-어,오늘 아침?알겠어,그래 바로 가볼게.
-출동이래요?
-어, 지금 가봐야겠는데,
-잠시만요,이거 들고 가면서 먹어요. 제 차로 이동하는거죠?
-그래야겠다.나 간단하게 씻고 나갈테니까 차에 먼저 가 있어.
토스트를 대충 랩으로 싸들고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금방 경위님이 왔다.
-여기요,
-어,땡큐.
-어디로 가요?
-시흥동 사건있었던 곳 뒷산,
사망자는 건장한 체격의 남성으로 등산을 하던 할아버지가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한 번 배를 채운 웨어울프는 최소 3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틸 수 있다.이렇게 단 기간에 또 사냥을 할리가 없다.무엇보다 시신의 상태가 지나치게 멀쩡했다.
일단 같은 놈의 짓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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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웨어울프...읭?스러우시죠.
괴생명체(?) 추적하고 체포하는 그런...탑뇽 입니다.
아직 앞뒷내용은 쓰고있구요, 요즘 글을 못 올리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부분만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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